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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30% 할인」은 무엇에 대한 30%인가

할인율은 판매가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아. 반드시 기준가가 하나 더 있어. 그 기준가가 무엇인지 모르면 할인율은 그냥 숫자야.

2026.08.17


할인율은 숫자 두 개로 만들어진다

할인율에는 공식이 있어. (기준가 − 판매가) ÷ 기준가. 여기서 판매가는 우리가 실제로 내는 돈이라 눈에 보여. 그런데 기준가는 눈에 안 보여. 그리고 할인율의 크기를 정하는 건 그 안 보이는 쪽이야.

판매가를 10,000원으로 고정해두고 기준가만 바꿔볼게.

기준가판매가할인율
12,000원10,000원17%
15,000원10,000원33%
20,000원10,000원50%

내가 내는 돈은 세 줄 다 똑같아. 바뀐 건 기준가뿐인데 할인율은 17%에서 50%가 됐어. 그래서 할인율만 보면 얼마나 싼지는 알 수 없어.할인율이 알려주는 건 「판매가가 기준가보다 얼마나 아래인가」이고, 그 기준가가 무엇인지 모르면 그 문장은 아직 끝난 문장이 아니야.

그래서 법이 기준가를 규제한다

기준가가 할인율을 정한다는 건 제도도 알고 있어. 그래서 한국에는 기준가로 무엇을 쓸 수 있는지를 정해둔 규정이 있어.

「가격표시제 실시요령」 고시 제10조 정가를 높게 표시해 높은 할인율로 보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.

즉 위 표의 세 번째 줄처럼 기준가를 올려서 할인율을 키우는 건 제도가 이미 금지하고 있는 방향이야. 그런데 더 흥미로운 조항은 따로 있어.

같은 고시 별표 3 — TV · 냉장고 · 세탁기 · 에어컨 · 청소기 · 노트북 · 모니터 · 데스크탑 등 47개 품목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금지된다.

읽고 넘어가기 쉬운데, 이건 꽤 센 말이야. 가전·PC에서는 「정가 대비 할인」이라는 기준가 자체를 표시할 수 없다는 뜻이거든. 정가가 표시될 수 없는 품목이면, 그 정가에서 몇 % 내려왔다는 계산도 같이 성립하지 않아.

이 규정이 생긴 배경도 같은 자리야. 권장소비자가격을 높게 매겨두고 거기서 깎아주는 모양을 만드는 관행이 반복되니까, 아예 그 품목들에서는 기준가를 못 쓰게 한 거야.

그럼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나

기준가를 못 믿겠으면 방법은 하나야. 비교 대상을 바깥에서 찾지 말고 그 상품 자신에게서 찾는 것.

같은 상품의 지난 값은 누가 정해주는 값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이야. 어제 얼마였는지, 지난달에 얼마였는지는 의견이 갈릴 여지가 없어. 그래서 이건 기준가처럼 높이거나 낮출 수가 없어.

「30% 할인」 대신 이렇게 물어봐
이 값이 이 상품의 지난 값들 중 어디쯤인가?

이 질문의 답은 검증할 수 있어. 「90일 중 62일이 오늘보다 쌌어」라고 하면, 그 90일치 값을 같이 보여주면 되니까. 세어본 사람이 다시 세어볼 수 있는 문장이야.

우리가 하는 일과, 우리가 못 하는 일

그래서 사도돼는 할인율을 안 써. 대신 상품마다 값을 세서 기록하고, 오늘 값이 그 기록 안에서 어디쯤인지를 말해. 가격 기록에 지켜보는 상품들이 있어.

대신 이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, 그걸 숨기면 위에 쓴 말이 전부 무의미해져.

  • 이력이 짧으면 우리도 몰라. 값을 사흘 세고 「제일 싸」라고 하면 그건 근거가 아니야. 그래서 14일치가 모이기 전에는 판정을 안 해.
  • 우리가 안 센 기간은 말할 수 없어. 90일치를 셌으면 90일 얘기만 해. 「역대」라는 말을 안 쓰는 이유야 — 우리는 역대를 본 적이 없어.
  •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말하지 않아. 지난 값은 세어보면 알 수 있지만 다음 주 값은 아무도 안 세어봤어.

정리 — 살 때 볼 것 세 가지

  1. 이 할인율의 기준가가 무엇인지 적혀 있나. 안 적혀 있으면 할인율은 아직 끝나지 않은 문장이야.
  2. 이 값이 그 상품 자신의 지난 값들 중 어디쯤인가. 이게 기준가보다 믿을 만해.
  3. 단위당 얼마인가. 30롤 18,000원과 24롤 16,500원은 롤당 600원과 687원이야. 묶음이 크다고 항상 싼 게 아니라서, 이건 나눗셈 한 번으로 바로 확인돼.

지난 가격만 보여줘.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지 않아. 참고 정보이고 구매 판단은 본인이 해. 이 글은 제도와 계산법을 설명한 것이고, 특정 판매처의 표시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아니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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